작열하는 햇살 아래, 볼일이 있어 팰리스사이드 빌딩에서 걸었습니다. 곧 간다 경찰서(간다니시키초 2초메)에 이르는 곳, 비스듬히 마주한 빌딩 입구에서 시원해 보이는 돌고래들이 떼를 지어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다가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빌딩 경비원이 슬쩍 기둥 뒤로 몸을 숨깁니다. 거리 조형물을 찾아온 손님에 익숙한 듯합니다.

 명판에는 「슈프링겐 미야타 료헤이」. 40마리 가까이 떼를 이룬 돌고래들은 힘차게 약동하고, 한 마리마다 다른 표정과 아름다운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유선형 돌고래들과 부서지는 파도의 물보라는 다이내믹합니다. 슈프링겐(Springen)은 독일어로 「비약」「비상」「하늘 높이 날아다니다」 같은 뜻이라고 하는데, 떼 지은 돌고래들은 저마다 반짝이며, 한여름 햇살을 반사해 더욱 빛납니다. 발을 멈추고 한동안 돌고래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은색 광채는 그곳만 공기를 바꾼 듯, 폭염의 거리에서 시원해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덥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작가 미야타 씨는 금속 공예가이자 도쿄예술대학의 현직 학장입니다. 돌고래를 모티프로 한 「슈프링겐」 시리즈가 대표작이지만, 학장이 된 뒤에도 창작을 이어 가며, 어느 강연에서 「나의 원점은, 사도고등학교를 나와 도쿄예대 입시를 향해 갈 때 배 둘레에 모여든 돌고래와 마음이 통한 것입니다. 나의 출발을 축복해 주는 듯한 감동을 느꼈습니다」라는 취지로 말씀하셨습니다. 올해 예대의 액션 플랜에서도 「세상에 『두근거림』이 넘치는 시대가 오기를 바라며」라고 하셨습니다.

 두근거림이나 감동이 아니라, 슈프링겐의 돌고래들에게 잠시 시원함만 느낀 제 자신을 조금 반성하며, 멋진 조형물을 발견한 외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