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스사이드 빌딩 바로 남쪽, 고쿄 히가시교엔 안 니노마루 휴게소 앞 「가을의 일곱 풀 정원」에서 가을 일곱 풀인 도라지(키쿄)의 맑고 연보라색 꽃이 한창입니다.
가을 일곱 풀은 만엽집의 야마노우에노 오쿠라가 읊은 「가을 들에 핀 꽃을 손가락 접어 세어 보니 일곱 가지 꽃. 하기 꽃, 오바나·칡 꽃, 나데시코 꽃, 오미나에시, 또 후지바카마, 아사가오의 꽃」이라는 노래에서 왔으나, 도라지라는 이름의 기록은 없습니다.
이 노래에 읊은 오바나가 억새임은 분명합니다. 아사가오의 꽃에 대해서는 나팔꽃, 나팔꽃의 친척인 히루가오, 무궁화 등 여러 설이 있었으나, 어느 때부터인가 도라지로 보는 설이 유력해져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른바 나팔꽃은 헤이안 시대에 견당사가 처음 가져왔으므로, 오쿠라가 읊을 무렵에는 아직 국내에 없었다고 하며, 만엽집에는 작자 미상의 「나팔꽃은 아침 이슬을 머금고 핀다 하나, 저녁 그늘에서야 더 피어나더라」라는 노래도 있습니다. 이것으로도 오쿠라의 아사가오가 나팔꽃이 아님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가을 일곱 풀 정원의 꽃 이름을 적은 팻말에는 도라지 옆에 괄호로 나팔꽃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라지는 조선어로 하면 「도라지」입니다. 조선에는 도라지라는 옛 민요가 있지만, 일본에서 「도라지」라고 하면 고기구이집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실제로 야키니쿠 「도라지」처럼 고기구이집 상호에 많이 쓰이는 듯합니다. 일본어로 표현하면 야키니쿠 「길경옥」일까요. 그러나 「길경옥」이라고 하면 여관이나 신겐모치 같은 화과자집을 연상할 것 같습니다. 도라지가 노래에 읊어지거나 여러 가게 상호에 붙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