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수국 같은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팰리스사이드 빌딩 남쪽, 고쿄 히가시교엔 안 니노마루 잡목림 속에서, 이제부터 주위를 환하게 밝히겠다는 기세도 느껴지는 피어남입니다. 노리우쓰기. 수국속이므로 수국과 닮은 것은 당연하지만, 대부분의 수국은 한 꽃 덩어리(화서)가 공 모양인 데 비해 노리우쓰기는 원뿔형인 것이 특징인 듯합니다.
한자로 쓰면 호공목. 가지의 줄기가 스펀지처럼 속이 비어 성긴 데서 「공목」, 「호(풀)」는 물에 담근 나무껍질 안쪽에서 녹아 나온 점액이 화지를 뜰 때 풀로 쓰인 데서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닥나무(코조)가 화지의 원료이지만, 노리우쓰기 풀로 뜨면 종이가 서로 붙지 않고 잘 썩지 않는다고 합니다.
가을이 가까워지면 꽃받침 뒷면이 붉게 물들어 겉의 흰빛과 멋진 대비를 이루는 모습도 볼 만합니다. 게다가 꽃이 진 뒤에도 갈색이 되며 이듬해까지 남습니다. 그래서 어떤 지방에서는 딸이 시집을 갈 때 부모가 「노리우쓰기 꽃이 없어질 때까지 돌아오지 마라」고 하며 보낸다고 합니다. 노리우쓰기 꽃에 빗대면 「꽃의 목숨은 길어서…… 이별은 많았도다」가 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