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잔서의 날들도 떠나고 드디어 가을 도래. 계절감 있는 사진을 찍으려 팰리스사이드 빌딩 맞은편 고쿄 히가시교엔에 발을 옮겼습니다. 사사이지만 전근으로 도쿄를 떠나 있었기에 히가시교엔 산책은 7년 만입니다. 히라카와몬을 들어 걸음을 옮기면 중후한 석축과 짙은 초록. 고요함 속에 새소리와 벌레 소리가 울려, 도쿄 한복판에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평안을 느낍니다. 바람이 시원합니다.

자, 가을 사진. 찾았습니다. 하쿠초보리 가장자리에서 억새 군락이 이삭을 내고 있습니다. 억새라니 너무 수수하지 않냐고 생각한 분. 일본의 가을이라면 억새입니다. 무엇보다 가을 일곱 풀의 하나. 게다가 중추의 명월에는 억새를 장식하지 않습니까. 올해 십오야는 10월 1일이라고 합니다. 기다려집니다.

코로나 때문에 노래방에 가지 못하고 있지만, 그 옛날에는 ‘쇼와 마른 억새’가 남녀 듀엣의 인기곡이었습니다. 사쿠라와 이치로의 이름이 바로 떠오르면 훌륭한 쇼와인입니다. 히가시교엔의 정적을 깨고 ‘가난에 졌다 아니 세상에 졌다’고 부를 수도 없어, 얌전히 억새 사진을 찍고 물러났습니다.

니노마루 잡목림 근처에서는 가련한 꽃을 몇 종류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름을 모르겠습니다. 식물에 대해 더 자세히 예습한 뒤 다시 찾고 싶습니다. 팰리스사이드 빌딩 바로 옆에 이런 치유의 공간이 있다니 고마운 일입니다. 여러분도 부디 점심시간 산책에 와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