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스사이드 빌딩에서 11월 8일 매년 정례 ‘풀무제(후이고 마쓰리)’를 지냈습니다. ‘불’의 안전을 비는 전통 행사이지만, 마지막에 참열자에게 귤을 나눠 주는 것이 약속으로, 이것을 먹으면 감기나 홍역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빌딩에서도 한 상자를 마련해 여러분께 나눠 드렸습니다=위 사진.

풀무제는 동쪽 엘리베이터 타워 옥상층보다 더 위, 보일러가 있는 방 한구석에 제단을 마련하고 구단의 쓰쿠도 신사 신관에게 축사를 올려 주시고 부정도 해 주셨습니다=말미 사진(사진 왼쪽 안이 제단, 오른쪽 안에는 보일러가 비칩니다). 이어 빌딩 관계자, 업무 위탁 회사, 협력 회사 여러분 등 합계 약 100명의 참열자가 다마구시를 봉헌. 식전 후 간단한 나오라이도 열었습니다.

‘후이고(풀무)’는 ‘취자’라고도 쓰며, 옛 금속 정련과 가공에 빠질 수 없던 송풍기. 금속을 녹이는 데 필요한 고온을 얻기 위해 바람을 보내 불을 타오르게 했습니다. 짐승 가죽을 기워 맞춘 가죽 주머니 등에서 시작해, 기밀성 상자 속 피스톤을 왕복시켜 바람을 보내는 것 등으로 진화했다고 합니다.

풀무제의 11월 8일은 물론 원래 음력. 특히 에도 시대 이후 교토와 에도에서는 성했던 듯하며, 제날에는 불을 다루는 장사하는 사람들이 일을 쉬고 이나리 신사에 참배해 부적을 받고, 풀무를 정화해 시메나와를 걸고 쌀, 신주, 떡, 귤 등을 바쳐 작업의 무사를 빌었습니다. 저녁부터는 문앞에서 제물의 내림인 떡과 귤을 뿌려 근처 아이들에게 대접하는 등 했습니다. 직업으로 말하면 대장장이와 주물사입니다. 이것이 불을 다루는 장사로 퍼져, 근대화 이후에도 보일러 등이 있는 곳에서 안전 기원 연중행사로 지내게 됐다는 것입니다.

원래 농경의 신, 곡물의 신인 이나리님이 왜 불을 다루는 장사의 수호신으로 여겨졌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는 듯하지만, 곡물을 조리하기 위한 불의 신으로 바뀌고 나아가 불을 다루는 직업의 신도 되었다는 해석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팰리스사이드 빌딩도 보일러를 쓰고 있어 53년 전 개관 때부터 안전 기원을 이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왜 귤일까요. 에도 시대 귤은 그럭저럭 고급품이었을 것입니다. 한편 애당초 산을 지닌 귤나무는 금속을 다루는 대장장이에게는 ‘천적’이라 할 수 있어 정원에는 심지 않았다고 하고, 평소 먹을 기회도 많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그런 귤을 휴업일이기에 바치고 마음껏 먹었다는 설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풀무제의 귤에는 기노쿠니야 분자에몬이라는 에도 시대 기슈의 대상인과의 인연이 있다고 합니다. 분자에몬이 20대일 때 기슈에서는 귤이 대풍이었음에도 폭풍으로 에도에 나르지 못해 가격이 폭락한 곳, 분자에몬은 이를 싸게 사 모아 목숨을 걸고 폭풍의 태평양을 건너 무사히 에도에 나르고 비싼 값에 팔아 대박을 냈다는 이야기인데, 이 귤이 실은 에도 풀무제를 위한 것이었다――는 것입니다. 진위는 알 수 없지만 왠지 그럴듯한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부디 이 한 해 안전하게, 건강하게 지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