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부라팔레스’입니다(물론 대어소의 유명 프로그램을 흉내 낸 것입니다). 에도성(고쿄) 산책도 ‘팰리스사이드 주변을 어슬렁어슬렁’인 점은 다르지 않지만….

에도성 일대를 걷다 보면 여러 건조물이 센고쿠 시대~에도 시대~메이지 유신이라는 역사를 느끼게 해 줍니다. 하지만 ‘옛일’만이 아닙니다. 제2차 세계대전과 얽힌 유구도 남아 있습니다. 사진의 둥근 벤치 같은 구조물입니다. 상부는 뚜껑처럼 화장석이 붙어 있습니다.

장소는 팰리스사이드 빌딩에서 기이노쿠니자카를 다이칸초로 올라가, 수도권 고속도로 입구보다 조금 더 간 도로 오른쪽. 기타노마루 공원이나 국립근대미술관 공예관(구 근위사단 사령부) 쪽으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그 왼쪽, 공예관 앞을 도로를 따라 곧장 나아가 수도고 위를 건너듯 왼쪽으로 넘은 앞에 녹음에 덮인 약간 높은 토루가 있습니다. 도로(왼쪽)와 지도리가후치에 끼인 동서로 가느다란 곳입니다. 그 토루 위를 곧장 5분쯤 가면 도착입니다(구글 어스 빨간 원 부근). 더운 여름에도 이곳은 나무 그늘 바람이 그럭저럭 기분 좋습니다.

高射砲台座跡 GoogleEarth.jpg

지름 2미터가 채 안 되는 둥근 콘크리트 덩어리가 7개. 직선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죽 늘어서 있습니다.

정체를 밝히면 ‘구군의 고사포 대좌 터’입니다. 여기도 ‘고쿄 외원’이라는 환경성 관할 공원 구역의 한 모퉁이로, 같은 성 홈페이지 ‘지도리가후치 산책길’이라는 블로그 같은 코너에 ‘다이칸초도리 연선 제방에 남은 「고사포대 터」’라는 캡션과 함께 사진도 실려 있었습니다(https://www.env.go.jp/garden/kokyogaien/news/cat7541/index.html, 2015년 6월 12일, ‘제당’은 물론 토루·둑입니다). 다만 현장에는 표지나 안내판이 보이지 않습니다. 상당히 튼튼한 구조로, 꽤 깊이까지 콘크리트가 있어 철거에 돈이 들기 때문에 남겼다는 견해도 있는 듯합니다.

고사포 대좌라면, 그 무시무시한 B-29를 맞아 쏘았다고 할까, 폭격에서 고쿄를 지키기 위한 것이죠. 모르는 이에게는 “엥, 이렇게 작아?” 하고 한소리 넣고 싶을 만큼 아담한 자태입니다.

앞서 말한 대로 안내판도 없어 잘 모르겠지만, 추정컨대 구 육군 주력 고사포 ‘팔팔식 7.5센티 야전 고사포’가 아닐까 합니다. 야스쿠니 신사의 전시(제2차 대전을 미화한다고 구미에서 비판받는 곳입니다)에 ‘동부 뉴기니 웨와크에서 야전 방공에 활약한 화포’가 전시되어 있고=(오른쪽 사진), 크기는 그 대좌와 거의 맞을 듯합니다. 이 전시물은 ‘1971년 1월, 전 전쟁

八八式七糎半野戦高射砲.jpg

수난자 위령협회가 실시한 유골 수습에서 현지 정부 허가를 얻어 가져와 1972년 8월 같은 협회가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했다’는 설명이 있으며, 스펙은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구경 75밀리
포신 길이 321.2센티
초속 720미터/초
무게 2450킬로
최대 사정 13800미터
최대 사고 9100미터

참고로 B-29는 ‘실용 상승 한도 9720미터’(위키피디아)라고 하지만, 실제 폭격은 폭탄을 대량으로 실어 무거워져 낮았을 것이고, 일본군의 반격력 저하 등으로 시간이 지나며 점차 저공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고사포의 ‘최대 사고 9100미터’는 겨우 닿는 계산이고, 실제로 격추한 예는 있습니다. 하지만 ‘최대 사고’가 실질적으로 위력이 있는 높이일까요? 공을 위로 던진 경우로 생각하면, 가장 높은 곳은 완전히 힘이 빠져 멈추고 떨어지는 곳이지요. 무기 성능 표시에 어두워 이 ‘최대 사고’가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B-29에 대해 유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 그 이전에 고사포와 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을 테죠.

어쨌든 귀한 전쟁의 유구이니, 안내 표지 정도는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